네이버 손자회사 6개 법인 첫 공동집회 “‘진짜 사장’ 네이버가 임금·복지 차별 해결하라”
교육부장
작성일25-08-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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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2차 집회 예정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가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네이버의 손자회사 6개 법인의 2025년 임금 및 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첫 집회에 나섰다.
네이버지회는 지난 11일 오후 판교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 앞에서 '제1차 파스티벌(파워업 페스티벌): 노동가치 존중을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6개 법인에서 조합원 약 600명이 참여해 임금ㆍ복지 차별 문제를 해결하라고 네이버에 촉구했다.
이들 6개 법인은 검색서비스와 광고, 커뮤니티 및 콘텐츠 운영이나 웹툰 서비스, 클라우드 시스템, 네이버지도 데이터베이스 개발, 네이버 쇼핑 및 페이 운영, 사내 업무지원센터 운영 등 네이버 운영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개 법인 노동자들이 교섭을 한 개별 법인이 아닌 네이버 앞에서 집회를 연 이유는 6개 법인에 대해 네이버가 지분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의 사업, 경영, 처우, 복지 등에서 실질적 지배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진짜 주인은 뒤에 숨어 있고 교섭할 때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람들 내보내면 이 사람들이 뭘 할 수 있냐"며 노조법 2ㆍ3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본회의를 앞둔 노조법 2ㆍ3조 개정안에는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도 "네이버라는 팀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해냈는데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그룹사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외면하는 모기업을 비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계열사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는 '팀네이버'를 강조하고 있다.
이정대 카카오지회 사무장도 연대발언에 나서 네이버 그룹사 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당하다 외쳤다. 이 사무장은 "교섭 하나 책임지지 못하는 경영진은 누릴 것 다 누리고 있는데, QA 한 번에, 모니터링 한 줄에, 고객 문의 한 번에 혼신을 쏟아붓는 우리는 왜 그들보다 연봉이 더 낮아야 하냐"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올해 그동안 지급해오던 연 1,000만 원의 스톡그랜트를 종료하고, 80%인 800만 원을 연봉에 산입하기로 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6개 법인은 네이버의 스톡그랜트에 상응하는 것으로 특별인센티브 또는 글로벌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었고, 그 수준은 그린웹서비스, 인컴즈, 컴파트너스의 경우 네이버의 20%, 엔아이티서비스, 엔테크서비스의 경우 30%, 스튜디오리코는 60% 정도이다.
지회는 6개 법인을 대상으로 네이버와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과 복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인센티브 또는 글로벌인센티브의 통상임금 인정과 연봉 산입, 복지 차별 해소가 핵심 쟁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비용 부담이 크다며 '특별 인센티브 지급 대상 제외, 네이버보다 낮은 수준인 4% 또는 4.2% 연봉인상, 복지 개선 불가'를 주장했다고 지회는 밝혔다. 스튜디오 리코의 경우 지금까지 네이버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낮은 인상률인 2.3%를 제시했다. 이에 교섭은 결렬됐고, 6개 법인 조합원들은 평균 93%의 찬성률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과시켰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가 올해 2분기 딱 세 달 동안 벌어들인 돈이 5,216억 원이다. 우리 한 사람한테 1,000만 원씩 줘도 250억 원밖에 안 된다. 그 5%를 못 준다고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 해놓고 지난주에는 왈라팝이라는 스페인 회사를 인수한다고 6,000억 원을 썼다"며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실을 비판했다.
오 지회장은 "우리는 모두 네이버 서비스를 위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굳이 하청 구조로 일할 이유가 없다"며 "원청인 네이버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지회장은 "땅 주인도 소작농이 농사를 안 지어주면 돈을 못 번다. 그런데 땅 주인의 힘이 더 큰 이유는 소작농은 언제든 다른 소작농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작농 모두가 힘을 합쳐 나서면 달라진다"며 노동자들이 단결해 일을 멈춰낼 수 있을 때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6개 법인 소속 조합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현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컴파트너스의 한 조합원은 "갑작스러운 특별 인센티브 지급 보류와 번복 공지는 구성원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이미 약속된 특별인센티브조차 일방적으로 미룰 수 있는데, 사측의 노력했다는 말은 과연 진심일까"하고 의문을 표했다.
해당 조합원은 악성 고객 응대 매뉴얼이 퇴보된 현실도 비판했다. 그는 "악성 민원이 발생할 경우 상담원의 판단으로 종료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선해냈지만, 또다시 즉각 종료 대신 파트장에게 먼저 보고하는 방식으로 매뉴얼이 일방적으로 개악됐다"며 "우리는 방패막이가 아니다. 누구도 악성 민원 앞에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컴즈 조합원은 네이버를 향해 "권한도 없는 대표들 앞세워 옥좌 뒤에 숨어 있는 비겁한 짓은 멈춰주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은 모기업 네이버의 책임 회피를 비판하며 "복지차별 그만하고 네이버로 인정하라" "불안정한 특별인센 연봉산입 보장하라"고 외쳤다.
지회는 오는 27일 오후 5시에 같은 장소에서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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