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자들에게 전달된 팔토시 900세트… 재능기부로 연대하는 봉제노동자들 > 주요소식

본문 바로가기
모바일_전체메뉴

사이트 내 전체검색

주요소식

철도노동자들에게 전달된 팔토시 900세트… 재능기부로 연대하는 봉제노동자들

작성자

kctfu0372

작성일

24-12-30 16:40

조회수 0

조회수 조회수 13

본문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 서영미, 손명현 인터뷰

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이 희망철도재단에 전달할 팔토시 900세트 제작을 완성하고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손명현 조합원.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이 희망철도재단에 전달할 팔토시 900세트 제작을 완성하고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손명현 조합원.

지난 3일 철도 노동자들에게 팔토시 900세트가 배달됐다. 화섬식품노조 서울봉제인지회의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제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팔토시다.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 기부다. '지음'의 회원 두 명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봉제인지회의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은 2021년 8월경 결성됐다. 매달 첫 번째 일요일에 모여 기부할 물품을 다함께 제작한다. 제작비는 모임 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와, 뜻을 함께 하는 다른 봉제인들이 기부하는 자투리 원단과 부자재로 충당한다.

소모임 성원인 서영미 서울봉제인지회 사무장은 "봉제인들이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기 턱받이를 만들어 미혼모들에게 전해주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결성 당시를 회상했다. 

서 사무장으로부터 소모임 참여 제안을 받았던 손명현 조합원은 "전에는 봉사를 잘 몰랐고 해본 적도 없었는데, 이건 내가 하던 일이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손 조합원은 현재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봉제공장(본 가먼트)을 소모임 활동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뜻을 모아 무작정 아기 턱받이 제작을 시작했지만, 기존 미혼모 지원 단체들은 물품보다는 현금 지원을 더 원했고, 미혼모 개개인은 연결이 어려워 막상 기부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지역 연대사업을 하는 사단법인 마포희망나눔을 알게 되어 단체와 연계된 보육원 등 몇 군데에 아기 턱받이를 전달할 수 있었다. 마포희망나눔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께 도시락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도시락 가방을 제작해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에 계속 제작하고 있는 품목은 팔토시다. 서울봉제인지회는 제화, 인쇄, 주얼리 등 다른 도심제조노동자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연대해오고 있는데, 이들과 이야기하던 중 팔토시가 필요한 노동자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올해는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인쇄 및 주얼리 노동자들, 한국마루노동조합에 팔토시를 제작해 기부했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도 연이 닿아 홍익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게도 팔토시를 전달했다.

팔토시를 제작에 열중인 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팔토시를 제작에 열중인 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에는 희망철도재단을 통해 철도 청소노동자들에게 팔토시 900세트를 전달했다. 희망철도재단은 철도노조와 코레일이 만든 노사공동재단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봉제인지회와도 연이 깊다. 서울봉제인지회 조합원들은 희망철도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2년부터 '봉제인의 수학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철도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서 사무장은 "희망철도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서 늘 고마웠는데, 마침 파업 소식도 들어서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팔토시를 전달하게 됐다"며 "계속 도움만 받다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소회를 전했다. 손 조합원도 "받은 게 있어서 그만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특히 더 뿌듯했다"고 밝혔다.

소모임 활동이 이루어지는 일요일은 봉제노동자들에게는 일주일 중 유일한 휴일이다. 매번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계속 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손 조합원은 "재미"라며, "모임 때 언니들을 만나면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먹고, 같이 일하고 너무 즐겁다. 모임하는 날이 기다려지기도 한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손 조합원은 "봉제인들이 사실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나도 힘든데 무슨 봉사활동을 하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다보니 달리 보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이런 활동이 많이 알려져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사무장은 "회원들이 소모임 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한다. 물품을 전달할 때 받는 분들이 "같은 노동자에게 이런 연대를 받으니 너무 좋다"는 말들을 하시고는 하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쉬엄쉬엄해도 되는데, 누가 쉬자고 하지 않으면 쉬지 않을 정도로 다들 엄청 열심히 한다. 모임을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 앞 줄 맨 왼쪽이 서영미 사무장,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손명현 조합원.서울봉제인지회 사회공헌 소모임 '지음' 회원들. 앞 줄 맨 왼쪽이 서영미 사무장,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손명현 조합원.

첨부파일

서울시 동작구 장승배기로 98 장승빌딩 5층

전화

02)2632-4754

팩스

02)2632-4755

이메일

kctfu@naver.com

Copyright © 2024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All Right Reserved.